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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이어트 정보/호르몬, 수면, 스트레스와 다이어트의 관계

렙틴과 그렐린, 내 몸이 보내는 신호와의 타협

by songshine 2025. 11. 28.

다이어트하면서 가장 참기 힘든 순간이 더 먹을지 말지 고민하는 그 순간인데, 물론 "얼마나 강한 의지로 식단을 조절하느냐"도 다이어트의 성공과 실패를 결정하겠지만, 여러 논문을 읽어보니, 배고픔과 포만감 뒤에는 생각보다 정교한 호르몬이 작용하고 있다는 걸 알게 되었다. 그 대표적인 호르몬 두 가지가 바로 렙틴과 그렐린이다.


렙틴과 그렐린의 작용
렙틴은 포만감을 느끼게 하는 호르몬으로서 우리 몸의 지방량에 비례해서 지방세포에서 만들어져 분비된다. 지방이 많아질수록 혈중 렙틴 농도는 올라가고, 이 신호가 뇌의 시상하부에 도달하면 식욕을 줄이고, 에너지 소비(활동, 열 생산)를 늘리는 방향으로 작용한다.
이론적으로는 살이 많을수록 렙틴 분비량이 증가하고, 그래서 포만감을 느끼게 해 덜 먹고 에너지 소비를 증가시켜 다시 몸의 균형을 이루게 하는 피드백 루프 형식으로 작용한다. 하지만 여기서 문제는, 비만 상태가 오랫동안 지속되면 뇌가 렙틴 신호에 대한 저항성이 생겨 둔감해지고, 그래서 혈중 렙틴 농도가 높아도 배고픈 느낌이 계속되는 아이러니한 상황이 생기게 된다.
그렐린은 배고픔을 느끼게 하는 호르몬이고, 위 점막의 내분비 세포에서 분비된다. 식사 전, 위가 비어 있을 때 그렐린의 혈중 농도가 올라가서 식욕을 올리고 음식을 찾게 만드는 역할을 한다. 식사하고 나면 그렐린의 농도는 다시 떨어지면서 배고픔도 감소한다.
*렙틴과 그렐린을 한 문장으로 정리하자면, 렙틴은 장기적인 에너지 저장량을 알려주며 식욕을 감소시키고, 그렐린은 단기적인 지금의 배고픔을 알려주며 식욕을 증가시킨다.*

수면 부족과 극단적인 다이어트로 인한 호르몬의 변화
수면이 부족하면 호르몬이 식욕을 올리는 방향으로 움직이는 경향이 여러 연구에서 보고되고 있다. 하룻밤을 완전히 밤샘을 시킨 실험에서 포만감을 주는 렙틴은 떨어지고, 배고픔을 유도하는 그렐린은 올라갔다는 결과가 있다. 더 큰 메타분석에서도, 만성적인 수면 부족이 렙틴과 그렐린의 불균형을 일으키고, 식욕을 증가시켜 결국 체중 증가 위험을 높일 수 있다는 결론이 나오고 있다. 나의 경우에도, 잠을 제대로 못 잔 날에는 아침부터 탄수화물에 단 음식이 당겼고, 같은 양을 먹어도 뭔가 계속 먹고 싶은 느낌이 들었는데, 단순히 그날의 컨디션이나 기분 문제가 아니라 알고 보니, 렙틴과 그렐린의 불균형이 작용하고 있었구나 싶다.

극단적인 저칼로리 다이어트
다이어트로 체지방이 줄면 지방세포에서 분비되는 렙틴 농도도 같이 감소한다. 렙틴 분비가 줄면, 뇌 입장에서는 에너지 저장고가 비어 가고 있는 비상 상황으로 해석되고, 극단적인 칼로리 제한과 체중 감소 뒤에는 그렐린이 올라가거나, 식후에 충분히 떨어지지 않는 경우도 여러 연구에서 보고되고 있다. 다시 말해 너무 빠르게, 심하게 체중 감량을 하면 몸은 체지방을 잃고, 렙틴이 떨어지고, 배고픔이 증가해 에너지 소비를 줄여 다시 살을 찌우려는 방향으로 세팅이 되는 것이다. 그래서 많은 사람들이 단기간의 극단적인 다이어트 후에 식욕이 폭발하거나, 예전보다 훨씬 적게 먹어도 체중이 잘 안 빠지는 듯한 느낌을 경험하게 되는 것이다. 나 또한 하루에 800kcal 정도로 몇 주를 버텼다가 체중은 감량했는데 이후 몇 달 동안에는 항상 배고픈 느낌, 집중력 저하를 겪게 되었고, 아 이렇게 살다가는 몸이 이상해지겠구나 싶어서 중단했던 경우가 있었다.

균형 잡힌 호르몬 레벨을 만드는 생활 습관
완벽하게 호르몬을 내 마음대로 조절할 수는 없지만, 호르몬 신호를 안정적으로 도움을 줄 수 있는 생활 습관들이 몇 가지 있다.
1. 총에너지 소비(TDEE)를 너무 급격히 줄이면 체중은 빨리 빠질지 몰라도 렙틴이 급격히 떨어지고, 그렐린이 상승하는 방향으로 갈 수가 있으므로, 보통은 -300~-500kcal 정도의 적자를 유지하며, 한 번에 2~3kg을 확 빼기보다 수개월이 걸린다고 계획하고 접근하는 게 호르몬의 변동성을 줄이는 방법이다.
2. 단백질은 식후 열 생산을 올리고, 포만감을 오래 유지하는 데 도움을 준다. 식이섬유, 특히 수용성 섬유는 소화 속도를 늦추고, 장내 미생물과 상호작용 하면서 포만감을 늘릴 수 있다. 끼니마다 단백질이 풍부한 살코기, 두부, 달걀, 그릭요구르트 등과 섬유질이 풍부한 채소, 통곡물, 콩류 등을 섭취하면, 그렐린이 급격히 치솟는 것을 어느 정도 완화 시키는 데 도움이 될 것이다.
3. 수면시간은 하루 7시간 전후로 가능한 한 일정한 수면 패턴을 유지하는 것이 좋다. 불규칙한 수면 패턴이 그렐린을 자극해서 식욕을 폭발하게 만든다.
4. 규칙적인 식사 패턴을 유지하자. 하루 종일 거의 안 먹다가 밤에 몰아 야식을 먹는 패턴은 그렐린을 하루 종일 높은 수준으로 유지했다가 한 번에 폭발시키는 셈이라서 그렐린 신호가 더 요동치기 쉽다. 자신에게 맞는 끼니 수를 정하고, 너무 심한 공복 시간과 폭식 패턴만 피해도 호르몬 안정화에 도움을 줄 수 있다.

위의 내용을 마무리하자면, 렙틴은 포만감을 느끼게 하는 호르몬, 그렐린은 배고픔의 신호를 보내는 호르몬이다. 수면 부족과 과도한 칼로리 제한은 이 둘의 균형을 깨뜨려서 렙틴은 낮추고 그렐린은 올려서 다이어트를 힘들게 만들 수 있다. 적당한 칼로리 적자와 충분한 단백질, 섬유질로 이루어진 식단, 규칙적인 수면 패턴은 이 두 호르몬의 안정화를 돕는다. 배고픔을 단순히 의지 싸움으로 보기보다, 내 몸이 보내는 신호를 이해하고, 안정화를 이룰 수 있게 조건을 맞추어 주는 게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1. Cleveland Clinic. Leptin: What It Is, Function, Levels & Leptin Resistance.

2. StatPearls. Physiology, Leptin. NCBI Bookshelf.

3. Cleveland Clinic. Ghrelin Hormone: Function and Definition.

4. Abdalla MMI. Ghrelin – Physiological Functions and Regulation. J Basic Clin Physiol Pharmacol.

5. Strohacker K. Adaptations of leptin, ghrelin or insulin during weight loss as predictors of weight regain.

6. Stanford Lifestyle Medicine. How Sleep Deprivation Affects Your Metabolic Health.