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떤 일을 하든 계획하는 것만큼이나 중요한 것이 기록하는 일입니다. 다이어트도 마찬가지로 계획하는 것뿐만 아니라 기록도 병행한다면 분명 시너지 효과가 날 것이라 믿어 의심치 않습니다. 저 역시도 계획만 세웠을 때보다 기록을 하기 시작했을 때부터 어떤 점을 개선해야 할지 더 명확히 와닿았고, 효과가 좋았기 때문에 "기록"의 힘은 대단하다는 것을 느꼈습니다.
왜 기록하는 것이 다이어트하는 데 힘이 될까?
사람은 그냥 자기가 느끼는 대로 믿는 경향이 있습니다. "요즘 거의 안 먹는 것 같은데 왜 살이 안 빠질까?", "운동을 열심히 하는데도 변화가 없네?"와 같은 말들이 나올 때, 실제로 기록을 보면 평일에 간식을 꽤 먹거나, 주말에 폭식을 하거나, 운동 강도와 시간이 생각보다 짧은 경우들이 있습니다.
기록의 장점은 기억 대신 데이터로 보는 것입니다. 감정이 섞인 나의 "느낌"보다는 날짜, 사진, 숫자로 객관화시킬 수 있는 것입니다. 그리고 기록하면 작은 변화들도 들여다볼 수 있게 되는데, "한 달 동안 몇 킬로가 빠졌다" 보다는 "주 몇 회 야식을 줄였더니 체중 감량 곡선이 어떤 식으로 내려갔다"처럼 인과관계가 더 세세하게 보이게 되는 것입니다.
무엇을 기록하면 좋을까?
다이어트 기록이라고 해서 뭔가 거창하고, 복잡할 것 같지만, 그렇게 부담 가질 필요가 없는 게 기록의 핵심은 내가 다이어트하면서 꾸준히 붙잡고 갈 기본적인 틀을 정한다는 데 초점을 맞추면 되기 때문입니다. 그렇다면 무엇을 기록하는 것이 좋을지 알아봅시다.
1. 무엇을, 언제, 얼마나 먹었는지
완벽한 칼로리 계산을 하는 것이 아니라, 내 식이 패턴을 보는데 충분한 수준이면 되고, 무엇을, 언제, 어느 정도로 먹었는지 기록하는 것입니다.
(예) 11:00 점심 - 잡곡밥 2/3 공기, 미역국, 불고기, 김치
15:00 간식 - 아메리카노 1잔, 오트밀 쿠키 1개 (업무 스트레스, 급하게 먹음)
22:00 야식 - 라면 1개, 맥주 1잔 (배가 안 고픈데 입이 심심해서 먹음)
이 정도만 써놔도 "나는 3시쯤 되면 단 음식이 당기는구나", "야식을 배가 고파서 먹는 게 아니라 그냥 심심해서 먹는 거구나"와 같은 인사이트가 생깁니다.

2. 체중, 둘레, 체지방
하루 체중은 물, 염분, 호르몬에 따라서 쉽게 1~2kg까지도 왔다 갔다 해서 숫자 하나하나에 의미를 두기보다는 흐름을 보는 것이 더 중요합니다. 기록 추천 항목은 다음과 같이 정리해 볼 수 있습니다.
체중: 가능한 한 같은 시간에 기록 (예를 들어 아침 기상 직후, 잠자리에 들기 전)
둘레: 주 1회 정도라도 허리, 엉덩이, 허벅지 둘레 기록
체지방률: 인바디 등으로 2주~1달 간격으로 체크하고 수치는 참고용으로 생각하기
(예) 12월 1일 - 65kg (월경 전, 부종 느낌)
12월 2일 - 64.8kg
12월 3일 - 63.4kg
허리둘레: 77-> 76.5cm (1주 차)
이렇게 기록하다 보면 숫자 하나에 흔들리지 않고 평균적으로 하향 곡선을 한눈에 볼 수 있게 됩니다.
숫자에 집착하기보다 패턴 읽기
많은 사람이 기록하기 시작했다가 중간에 포기하는 이유가 바로 숫자 스트레스 때문입니다. 어제보다 0.8kg 늘었다고 바로 멘탈이 붕괴되고 체중이 정체된 며칠 때문에 다 소용없다고 생각하기도 합니다. 그래서 기록을 볼 때 규칙을 하나 정해두면 좋습니다.
1. 오늘의 숫자보다 일주일 단위의 흐름 보기
체중은 일주일을 평균으로 체지방과 둘레는 최소 2주에서 한 달 간격의 변화만 의미 있게 보는 것입니다. 예를 들어, 12월 1일~7일까지 평균 70kg, 12월 8일~14일까지 평균 69.5kg으로 가정했을 때, "이 정도면 0.5kg 정도는 내려가는구나" 하고 보는 것입니다. 중간에 70.4kg이 찍혔다 해도, 그날의 음식, 생리주기, 수분 등과 엮어서 이해하면 멘탈도 크게 흔들릴 필요가 없게 됩니다.
2. 숫자를 결과로 생각하지 않고, 단서로 생각하기
체중이 갑자기 올랐다면, 생리 전 부종인지, 물을 평소보다 적게 마셨는지, 전날 염분이 많은 음식을 먹었는지, 야식을 먹었는지 여러 원인을 추리해 보는 연습을 하는 게 중요합니다. 숫자를 단순히 나를 평가하는 도구가 아니라, 나의 몸 상태를 알려주는 힌트 정도로 대하는 연습이 필요합니다.
앱과 노트 어떤 것을 쓰는 게 좋을까?
1. 앱
장점: 그래프 기능이 있어서 체중 곡선, 생리 주기, 체지방 지표를 바로 볼 수 있음
음식 검색하면 대략적인 칼로리, 영양소까지 자동으로 계산해 줌
알림 설정이 가능함 (기록 리마인드, 물 마시기 등)
주의할 점: 칼로리에만 집착하게 되지 않도록 하기
오늘 칼로리 목표를 못 채웠다며 실패 쪽으로 가지 않게 규칙 잘 정하기
2. 노트
장점: 스크린 타임 없이 바로 수기로 작성할 수 있음
오늘 잘한 점 한가지 등 일기처럼 동기부여를 할 수 있는 문장을 쓰기 좋음
감정과 상황까지 같이 기록하기 쉬움
앱과 노트 둘 중 어느 방법을 택하더라고 본인이 꾸준히 기록할 수 있는 방식을 추천하고, 앱과 노트를 혼합해서 쓰는 것도 좋은 방법입니다.
기록은 나를 평가하는 성적표가 아니라, 내 몸의 언어를 번역해 주는 도구라고 생각하면 도움이 될 것입니다. 칼로리, 체중, 둘레 등 숫자 하나하나에 집착하기보다는 최소 일주일, 한 달 단위로 범위를 넓게 적용해서 나의 다이어트 패턴과 앞으로의 방향성을 보는 연습을 하면 멘탈도 훨씬 덜 흔들릴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이 글은 다이어트 과정에서 몸에서 일어나는 변화를 이해하는 데 도움을 주기 위한 정보성 글일 뿐, 특정 질환의 진단이나 치료를 대신할 수는 없습니다. 약을 복용 중이거나 기저질환이 있는 경우, 다이어트 계획은 반드시 의료 전문가와 상의한 뒤 결정하는 것이 안전합니다.'
<참고 문헌>
1. Burke LE, Wang J, Sevick MA. Self-monitoring in weight loss: a systematic review of the literature. Journal of the American Dietetic Association. 2011;111(1):92-102.
2. Yu Z, Sealey-Potts C, Rodriguez J. Dietary self-monitoring in weight management: current evidence on efficacy and adherence. Journal of the Academy of Nutrition and Dietetics. 2015;115(12):1931-1938.
3. Raber M, Liao Y, Rara A, et al. A systematic review of the use of dietary self-monitoring in behavioural weight loss interventions: delivery, intensity and effectiveness. Public Health Nutrition. 2021;24(17):5885-59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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