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다이어트를 시작하고 관련 정보들을 찾다 보면 다들 한 번씩은 저탄수화물, 저지방, 키토 식단에 관해 접해보셨을 거예요. 어떤 쪽은 탄수화물이 모든 비만의 원인이라고도 하고, 또 다른 쪽은 지방은 혈관을 막는 기름일 뿐이라고 말하는 것을 저도 여러 번 들어봤고, 한 때는 그 정보들을 그대로 믿기도 했어요. 그런데 알고 보니 겉으로 보기에 서로 완전히 다른 식단처럼 보여도 논문을 조금만 찾아보면, 공통점이 많고 차이점은 오히려 생각이 작다는 것을 알게 되었어요. 그리고 어떤 식단을 따르느냐보다 결국 내가 얼마나 오랫동안 그 방식을 고수하면서 총 섭취 열량을 조절하느냐가 관건이에요.
세 가지 식단의 기본 개념
- 저탄수화물 식단(low-carb)
탄수화물 비율을 줄이고, 그만큼 지방과 단백질을 늘리는 방식으로 정확한 정의는 연구마다 차이가 있지만 보통은 하루에 탄수화물 26~45% 이하 또는 130g 미만 정도를 말해요.
- 키토제닉 식단(keto)
저탄수화물 중에서도 더 극단적인 버전이고 탄수화물을 보통 하루에 50g 이하로 줄여 몸이 케톤을 주 에너지원으로 사용하는 케토시스 상태로 몰고 가요.
- 저지방 식단(low-fat)
지방을 줄이고, 그만큼 탄수화물과 단백질을 늘리는 방식이고 보통 총열량의 20~30% 미만을 지방으로 섭취해요.
이 세 가지 식단의 공통점은 모두 탄수화물, 지방, 단백질의 비율을 다르게 조합해서 결과적으로 평소보다 적게 먹도록 만드는 방법으로 셋 중 어떤 것을 줄이든 간에 칼로리 적자가 만들어져야 체중이 빠진다는 것은 똑같아요.
단기 연구(6~12개월)
- 6~12개월 정도까지는 저탄수화물과 키토 식단이 저지방보다 체중이 조금 더 잘 빠지는 경향이 있다. 이유는 다음과 같아요.
초기 수분, 글리코겐 감소
탄수화물을 줄이면 간과 근육에 저장된 글리코겐이 줄고, 글리코겐은 물을 머금고 있기에 초반에 체중이 확 주는듯한 느낌을 받을 수 있는데 사실은 지방이 순식간에 사라진 것이 아니라 물과 탄수화물의 감소 효과가 있기 때문이에요. - 단백질, 지방 섭취 증가로 인한 포만감
저탄수화물, 키토 식단은 자연스럽게 단백질과 지방 비율이 올라가는 경우가 많고, 이것이 식욕 억제를 해줘서 자연스럽게 칼로리가 줄어드는 효과를 얻을 수 있어요. - 혈당 변동성 감소
정제 탄수화물(빵, 과자, 설탕)을 줄이면, 혈당이 오르락내리락하는 폭이 줄어들고 금방 배고파지는 느낌이 줄어드는 사람이 적지 않아요.
결과적으로 단기 연구들에서 보면, 저탄수화물, 키토 그룹이 저지방보다 평균 1~3kg 정도 더 많이 빠지는 경우가 흔히 보고되고 있어요.
장기 연구(1년 이상)
하지만 1년 이상, 2년까지 추적한 연구를 보면 얘기가 달라져요. 1년 동안 609명을 추적한 유명한 연구(JAMA 2018)에서는 건강한 저탄수화물 식단과 건강한 저지방 식단 사이에 체중 감소 차이가 거의 없었다고 보고한 바 있으며, 여러 RTC를 묶은 분석에서도 1년 이상 추적했을 때, 저탄수화물 쪽이 조금 더 가벼운 정도(평균 1~2kg)에 그치거나 아예 차이가 없었다는 결과도 많았어요.
결국에는 저탄수화물이든, 저지방이든, 키토든 간에 본인에게 맞고, 몇 년 단위를 장기적으로 유지할 수 있는 방식을 찾는데 중요하다는 게 핵심이에요.
건강 지표로 접근했을 때
저탄수화물과 키토의 장점은 중성지방을 감소시키고, HDL을 증가시키는 것으로 여러 연구에서 저지방보다 이쪽이 더 유리한 결과가 많았어요. 그리고, 탄수화물을 많이 줄이면 식후 혈당이 크게 오르지 않기 때문에 당뇨와 당뇨 전 단계에서 혈당 수치를 개선시켰어요.
반면에 저탄수화물과 키토 식단을 할 때 주의점은 포화지방이 많은 키토와 저탄수화물 식단에서는 LDL과 총콜레스테롤이 올라가는 경우가 적지 않았고, 곡물, 과일, 콩류까지 과하게 제한할 경우, 식이섬유, 비타민, 미네랄 부족 상황까지 이어질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있어요.
저지방과 균형 잡힌 식단의 장점은 장기적인 심혈관 건강에 대한 근거가 상대적으로 많고, 특히 지방을 줄이되, 채소, 통곡물, 과일, 올리브유, 견과류 등을 충분히 포함하는 지중해식 식단은 심혈관 건강 유지와 관련된 연구 결과가 있고, 탄수화물 제한이 심하지 않아서 식단 다양성이 높고, 지속 가능성이 상대적으로 유리해요.
어떤 사람에게 어떤 식단이 좋을까?
저탄수 키토가 잘 맞는 타입:
- 하루 세끼를 자주 챙기기 힘들고 두 끼 챙기는 것이 편한 사람
- 인슐린 저항성, 당뇨 전 단계라 식후 혈당 스파이크를 줄이는 게 중요한 사람
- 빵, 면, 디저트 같은 정제 탄수화물 위주의 식단을 하다 보니 그것을 끊으면 열량 소모가 커지는 사람
- 콜레스테롤 수치가 크게 문제 되지 않고, 채소, 견과류, 생선 위주로 지방을 채울 수 있는 사람
저지방과 균형 식단이 잘 맞는 타입:
- 가족과 같은 식사를 해야 해서 탄수화물 제한이 현실적으로 불가능한 경우
- 밥, 과일, 빵 등 탄수화물을 어느 정도 먹어야 멘탈이 무너지지 않는 사람
- 이미 LDL 콜레스테롤, 중성지방이 높은 편이어서 포화지방을 크게 늘리기가 불안한 사람
- 요리 스타일이 국, 찌개, 밥, 반찬 위주라서 탄수화물 자체를 제한하기보다 반찬 구성을 바꾸는 게 더 쉬운 경우
저탄수화물, 키토, 저지방 식단은 다 칼로리를 줄일 수 있게 도와주는 도구일 뿐이고, 내 생활 방식과 건강 지표를 따져보고 어느 쪽이 덜 부담되는지를 기준으로 고르는 것이 장기적으로 끌고 갈 수 있는 식단이라 볼 수 있어요.
각종 유행 다이어트 사이에서 어떤 것으로 해야 할지 고민이 될 때마다 이걸 1년, 2년 뒤에도 유지할 수 있을까?라는 질문을 자신에게 던져보면 어떤 방법을 선택해야 할지 훨씬 쉬워질 거예요.
'이 글은 다이어트 과정에서 몸에서 일어나는 변화를 이해하는 데 도움을 주기 위한 정보성 글일 뿐, 특정 질환의 진단이나 치료를 대신할 수는 없어요. 약을 복용 중이거나 기저질환이 있는 경우, 다이어트 계획은 반드시 의료 전문가와 상의한 뒤 결정하는 것이 안전해요.'
<참고 문헌>
1. Gardner CD, et al. Effect of Low-Fat vs Low-Carbohydrate Diet on 12-Month Weight Loss in Overweight Adults (DIETFITS Randomized Clinical Trial). JAMA. 2018;319(7):667–679.
2. Nordmann AJ, et al. Effects of low-carbohydrate vs low-fat diets on weight loss and cardiovascular risk factors: a meta-analysis of randomized controlled trials. Arch Intern Med. 2006;166(3):285–293.
3. Mansoor N, et al. Effects of low-carbohydrate diets v. low-fat diets on body weight and cardiovascular risk factors: a meta-analysis of randomized controlled trials. Br J Nutr. 2016;115(3):466–479.
4. Chawla S, et al. The Effect of Low-Fat and Low-Carbohydrate Diets on Weight Loss and Lipid Levels: A Systematic Review and Meta-Analysis. Nutrients. 2020;12(12):3774.
'다이어트 식단 및 외식 전략' 카테고리의 다른 글
| 식이섬유로 포만감 만들기 (0) | 2025.12.13 |
|---|---|
| 나에게 맞는 다이어트 식단 짜는 방법 (0) | 2025.12.11 |
| 착한 지방 vs 나쁜 지방 (0) | 2025.12.09 |
| 근육 유지와 체지방 감소에 도움이 되는 단백질 (0) | 2025.11.27 |
| 탄수화물에 대한 끊이지 않는 논쟁 (0) | 2025.11.26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