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가 다이어트에 관해 이야기할 때 가장 먼저 짚고 넘어가야 하는 것은 의지나 운동량이 아니라 바로 에너지 균형에 관한 것이다.
에너지 균형은 말 그대로 몸에 들어오는 에너지와 나가는 에너지의 합이 얼마나 균형 있게 잘 맞춰져 있는지를 의미한다. 단순한 산수 같지만, 이 원리를 이해하고 나면 왜 비슷하게 먹어도 어떤 사람은 쉽게 지고 어떤 사람은 잘 찌지 않는지, 왜 다이어트 초반에는 금방 빠지다가 어느 순간부터는 정체기가 오는지 훨씬 논리적으로 접근할 수 있다.
우리 몸이 소비하는 에너지는 크게 세 가지로 나뉜다.
1. 기초대사량: 숨을 쉬고 체온을 유지하고 심장이 뛰는 데 쓰이는 에너지로써 하루 종일 누워만 있어도 기본적으로 소모되는 에너지로, 대부분의 사람에게 하루 소비 에너지의 절반 이상을 차지한다.
2. 활동 대사량: 걷기, 계단 오르기, 청소하기처럼 의식적으로 움직일 때 소비되는 에너지
3. 소화 대사량: 음식을 소화하고 흡수할 때 들어가는 에너지
이 세 가지를 모두 합친 값이 하루 총 에너지 소비량이며, 다이어트에서 말하는 유지 칼로리가 바로 이 개념이기도 하다.
*하루 총 에너지 소비량(TDEE)= 기초대사량(BMR)+활동 대사량(AMR)+소화 대사량(TEF)*
반대로 우리가 섭취하는 에너지는 먹고 마시는 모든 것에서 들어온다. 음식의 단위는 킬로칼로리로 계산하지만, 생물학적으로는 탄수화물과 단백질 1g당 약 4킬로칼로리, 지방 1g당 약 9킬로칼로리의 에너지를 제공한다. 문제는 우리가 정확히 그램 수를 따져서 먹지 않는다는 점이다. 같은 한 그릇이라도 누구는 건더기 위주, 누구는 국물 위주로 먹는다. 결국 몸의 입장에서 중요한 것은 장기간 평균적으로 섭취량이 소비량보다 얼마나 많은지 적은 지다. 체중 변화는 하루 단위가 아니라 수주에서 수개월까지 이르는 누적된 결과로 나타난다.
에너지 균형이 유지되는 상태에서는 체중이 크게 변하지 않는다. 이때는 지방 세포 안에서 지방이 분해되어 나갔다가도 다시 비슷한 양이 저장된다. 반대로 섭취 에너지가 소비 에너지보다 지속적으로 많다면 남는 에너지가 지방 형태로 축적된다. 처음에는 눈에 띄지 않지만, 매일 100킬로칼로리만 초과해도 1년이면 3~4kg 체중 증가로 이어질 수 있다. 반대로 섭취 에너지가 소비 에너지보다 줄어든다면 저장해 둔 지방과 글리코겐을 꺼내 쓰게 되고, 이 기간이 지속되면 체지방이 감소하기 시작한다. 다이어트의 본질은 단순히 적게 먹고 많이 움직이라는 것보다, 현실적으로 개인이 유지할 수 있는 범위 내에서 에너지 균형을 얼마나 오래 지속할 수 있느냐의 문제다.
체중이 줄면 움직여야 할 몸의 무게가 가벼워지므로 동일한 활동을 해도 소비 에너지가 감소하게 된다. 장기간 섭취량을 큰 폭으로 줄이게 되면 갑상선 호르몬과 교감신경계 활동이 떨어지면서 기초대사량도 조금씩 줄어들게 된다. 몸 입장에서 보면 에너지 부족 상태에서 생존하기 위한 방법이지만, 다이어트를 하는 사람들에게는 예전보다 더 적게 먹는데도 덜 빠지는 정체기로 느껴지게 된다. 극단적인 열량 제한이 단기적으로는 빠른 감량 결과를 가져오지만, 장기적으로는 요요를 유발하기 쉽다는 점을 염두에 두어야 한다.

또 한 가지 짚고 넘어가야 하는 요소 중 하나가 NEAT인데, 바로 비운동성 활동에 의한 에너지 소비이다. 운동을 따로 하지 않더라도 걷기, 청소하기, 요리하기 등 몸을 움직이는 모든 행동이 여기에 포함된다. 같은 직장인이라도 엘리베이터 대신 계단을 이용하고, 점심시간에 5분이라도 산책을 하는 사람은 의자에 오래 앉아 있는 사람보다 하루에 훨씬 더 많은 칼로리를 소모할 수 있다. 식단을 줄이는 것만큼이나, 이런 사소한 움직임이라도 의도적으로 늘리는 것이 에너지 균형을 감량 쪽으로 기울이는 데 큰 영향을 미친다.
효율적인 체중 관리를 위해서는 먼저 자신의 대략적인 총 에너지 소비량을 계산해 보는 것이 중요한데, 이를 계산하기 위한 여러 공식이 있지만, 일정 기간 실제 체중 변화를 관찰하며 조정해 나가는 게 더 현실적이다. 예를 들어 유지 칼로리로 추정되는 양에서 하루 200~400킬로칼로리 정도를 줄여 한두 달간 유지해 보고, 주당 어느 정도의 감량이 이루어지는지 확인하는 방법이다. 변화가 없다면 섭취량을 조금 더 줄이거나 활동량을 늘려 다시 균형을 맞추어 나가면 된다. 체중 재기, 허리둘레, 옷맵시 확인, 하루에 먹은 음식 리스트 작성, 운동량을 기록해 두면 에너지 균형의 흐름을 파악하기 훨씬 수월해질 것이다.
성공적인 다이어트란 극단적인 방법으로 짧은 기간 내에 체중을 감량하는 것이 아니라, 내 몸이 감당할 수 있는 범위 안에서 에너지 균형의 저울을 조금씩 감량 쪽으로 이동시키며 오랫동안 유지하는 것이다. 다이어트 시작 전 몸의 에너지 균형에 대해 이해하고, 그 안에서 나에게 맞는 생활패턴을 미리 계획해 본다면, 더 이상 힘겨운 싸움이 아니라 장기적으로 건강하게 다이어트할 수 있는 발판으로 작용할 것이라고 생각한다.
'이 글은 건강 정보 제공을 위한 것이며, 약을 복용 중이거나 특정 질환을 앓고 있는 경우 반드시 의료 전문가와 상의해 개인 상황에 맞는 체중 관리 계획을 세우는 것이 안전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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